1. 줄거리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부유한 귀족의 딸인 잔은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기숙학교를 졸업하고 집으로 돌아옵니다. 잔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저택에서 여름을 보내며 행복한 결혼과 아름다운 미래를 꿈꿉니다.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던 잔은 매력적이고 잘생긴 줄리앙 라마르 자작과 결혼합니다. 그러나 사랑의 설렘을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줄리앙은 성격이 난폭한 데다 차가운 사람이었습니다. 얼마 뒤 잔의 하녀 로잘리가 아기를 낳고 아이의 아버지가 줄리앙임이 밝혀집니다. 이 무렵 아기를 가진 잔은 빈 껍데기 같은 결혼 생활을 지속해 나갑니다. 폴을 이유 없이 미워하며 시도 때도 없이 화를 냅니다. 이웃에 사는 백작 부인과 은밀히 만나 오던 줄리앙은 백작에게 들통이 나 결국 백작의 손에 죽게 됩니다. 잔은 삶의 유일한 기쁨인 아들 폴에게 집착하며 애정을 쏟습니다. 그럴수록 폴은 잔의 기대를 저버리고 점점 더 삐뚤어집니다. 잔은 파산지경에 이르고 그때 로잘리가 찾아와 늙고 지친 잔을 돌봐줍니다. 폴은 어머니 앞에 나타나지 않은 채 돈을 요구하는 편지만 보내길 반복하다가 아내가 세상을 뜨자 자신의 딸을 잔에게 돌봐 달라고 보냅니다.
2. 그저 그렇게 살아내는 인생
여자의 일생은 모파상의 첫 장편 소설이며 원래 제목은 <어떤 생애>이며 부제는 '작은 진실'입니다. 모파상을 연구하는 학자들은 잔은 모파상의 어머니를, 줄리앙은 아버지를, 그리고 폴은 동생을 모델로 썼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불행하기만 했던 잔의 삶과는 대조적으로 모파상이 빼어난 문체로 묘사한 노르망디 지방의 바다와 자연 풍경들이 무척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이 작품은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에서 빼놓으면 안 될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순진하고 선량했으며 세상을 잘 모르던 한 소녀가 결혼을 한 뒤에 기대와 꿈이 깨어지고 가까운 사람들에게 배반당하면서 세상의 비정함과 환멸을 알아 간다는 내용이 사실적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작가는 슬픔과 환멸로 얼룩진 여성의 비극적 운명이 곧 인간의 보편적인 삶의 모습을 대변한다는 것을 부제를 통해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인생이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행복한 것도 또 불행한 것도 아닌 것 같다는 로잘리의 말로 끝이 납니다. 이 말은 책을 읽는 사람들로 하여금 묘한 슬픔과 비애감을 느끼게 만듭니다. 언뜻 위로와 희망의 말처럼 들리지만 담담하게 인생의 잔인한 진실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고통을 겪은 인생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것이며 인생을 살아가노라면 고통도 행복도 겪지만 그저 그렇게 살아 내는 게 인생이라는 로잘리의 말은 잔의 환멸을 목격한 독자들에게 묘한 슬픔과 씁쓸한 여운을 느끼게 만듭니다.
3. 주체적 삶을 살았다면
여자의 일생을 읽으며 우리는 잔의 일생을 통해 나와는 다른 삶을 사는 인간의 모습 속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잔은 줄리앙이 어떤 남자인지,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고 잘생긴 외모에 반해 경솔하게 결혼을 합니다. 결혼을 하고 나서 남편 줄리아의 인색함과 배신에 고통을 겪지만 아무 저항도 하지 않고 세월에 자신을 맡겨 버리고 맙니다. 잔이 삶의 중심에 자신을 놓고 주체적으로 살았다면 잔의 일생은 불행하지만은 않았을 것입니다. 또 사랑하는 반틈 아들을 엄격하게 가르쳤더라면 폴이 방탕한 인간이 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4.. 작가소개
프랑스 노르망디에서 태어난 모파상(1850~1893)은 일찍이 어머니의 친구였던 플로베르에게 문학 수업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시를 썼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1880년에 에밀 졸라가 주축이 되어 엮은 단편집 <메다 야화>에 <비곗덩어리>를 발표하면서 명성을 얻기 시작했습니다. 1883년에 발표한 첫 장편 소설 <여자의 일생>은 톨스토이로부터 <레미제라블> 이후 최고의 걸작이라는 극찬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후 10여 년간의 짧은 작가 생활을 통해 단편 소설의 백미로 꼽히는 <목걸이>를 비롯한 300여 편의 단편 소설과 <피에르와 장>을 비롯한 여섯 편의 장편 소설을 발표했습니다. 프랑스 자연주의의 대표 작가로 꼽히는 모파상 작품은 인간과 인간의 삶을 사실 그대로 꾸밈없이 묘사한 것이 특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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