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가난한 농부 왕룽은 황 부잣집의 종 오란을 아내로 맞이합니다. 억척스러운 오란과 근면 성실한 왕룽은 부지런히 일해 땅을 점점 늘려갑니다. 하지만 몇 년 뒤 큰 가뭄이 들어 남쪽으로 피난을 간 왕룽 가족은 구걸을 하며 살아갑니다. 그러다 폭도에게 습격을 받은 부잣집에 들어가 돈을 손에 넣어 고향으로 돌아옵니다. 왕룽은 오란이 부잣집에서 들고 나온 보석으로 황 부잣집의 땅을 모두 사들이게 됩니다. 큰 부자가 된 왕룽은 롄화를 첩으로 들이면서 대지에서 멀어집니다. 그러나 다시 대지의 소중함을 깨달은 왕룽은 건강한 생활을 되찾지만, 아내 오란이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어느새 세월은 지나 손자들이 태어나고 왕룽또한 늙고 쇠약해지지만 땅에 대한 애정만은 변함없습니다. 어느 날 왕룽은 아들들이 땅을 팔자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눈물을 흘립니다. 아들들은 왕룽 앞에서 절대로 땅을 팔지 않겠다고 왕룽을 안심시키지만 은밀한 웃음을 주고받습니다.
2. 국경과 민족을 초월한 감동
<대지>는 생애의 대부분을 중국에서 보낸 미국 작가 펄 벅이 소박하고 가난한 농부 왕룽 가족의 삶과 역사를 그린 소설입니다. 원래는 <대지>, <아들들>, <분열된 일가>의 총 3부작 대하소설입니다. <대지>는 중국인 유모의 손에서 자라 중국인 학교에 다녔고 중국의 시골 마을에 살았던 펄 벅이 직접 보고 들은 중국인들의 삶을 생생하게 그린 걸작입니다. 아무리 더운 날씨에도 이랑을 따라 씨를 뿌리고 김을 매던 왕룽, 비가 한 방울도 내리지 않아 논이 갈라지자 물지게를 지고 물을 퍼 나르는 왕룽의 모습은 고된 농부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펄 벅이 <대지>를 쓸 무렵 중국은 세계열강의 이권 다툼에 시달리고 있었고 농민들은 부당한 권력의 희생자였어요. 열악한 상황에서도 대지에 발을 딛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농민의 모습을 그려낸 이 작품은 국경과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의 독자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습니다.
3. 무한한 생명력을 품은 대지
이 작품에서 가장 강하게 느낄 수 있는 것은 왕룽의 땅에 대한 애착입니다. 가난한 농부였던 왕룽이 오란과 결혼한 이후 땀 흘려 일하고 얻은 농작물을 통해 가족의 생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물론이고 틈틈히 모은 돈으로 황 부자의 비옥한 땅까지 사들여 큰 부작가 됩니다. 가뭄으로 고향을 떠나 피난살이를 하게 되었지만 언젠가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과 일념으로 꿋꿋하게 버틸 수 있었습니다.땀의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며 살아가는 왕룽은 오랫동안 땅과 함께 숨 쉬어온 우리의 옛 조상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왕룽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의 소설 박경리의 <토지>속에 그려진 우리 조상들의 모습과 참 많이 닮아있습니다. 왕룽은 평범한 인간이었지만 변함없는 가치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성실하게 땀흘려 일하면 자신에게 정당한 보답을 주는 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흙보다는 아스팔트를 밟는 것이 익숙하고 땅 위에는 풀과 나무가 아닌 고층 건물들이 서 있습니다. 사람들은 편리함을 쫓아 개발과 발전에만 신경 쓰느라 자연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자연이 주는 휴식 같은 시간을 가져보면서 자연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느낀다면 자연과 공존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4. 작가소개
펄 벅(1892~1973)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힐스보로에서 태어났으며 선교사였던 부모님을 따라 3살 때 중국으로 갔습니다. 펄 벅은 영어보다 중국어를 먼저 익히며 중국문화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1917년 선교사인 존 로시우 벅과 결혼한 펄 벅은 중국의 작은 도시에서 오랫동안 살게 되었습니다. 펄 벅에게 미국은 단지 태어난 나라 일 뿐 중국 사람들의 삶에 더 친숙했습니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미국인이었던 펄 벅은 동서양의 문화의 차이를 절실하게 느끼고 동서양 문명의 갈등을 다룬 <동풍 서풍>이라는 소설을 발표합니다. 이어 1913년 <대지>를 발표하며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고히 하게 되었습니다. 펄 벅은 1932년에는 퓰리처상을, 1938년에는 미국 여성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동화 <해일>을 발표해 미국 동화 연구상을 받은 이후에는 <어느 갠 하루>, <크리스마스 유령>등 여러 편의 동화도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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